아이템 선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말자

나도 음식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음식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장사로 승부해야 할까?

음식점을 창업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서울 둔촌동에 사는 강창범 씨도 음식점 부자가 되기 위해 무척 고민했는 케이스다.
강씨는 국내 제1금융권의 유명 은행원 출신이다. 명예퇴직이라는 말이 처음 나돌 무렵 강씨는 결단을 내렸다.


50대 초반인 강씨에게 은근히 조여오는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명퇴 위로금과 퇴직금을 합해 몇 억원의 자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은 큰 위로였다.


이 자금으로 다른 일을 하면 무슨 일이든 직장생활보다야 낫지 않겠느냐며 스스로를 달랬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대안찾기에 몰두했다. 그렇다면 무슨장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까?


가장 자신있는 것은 지금껏 25년동안의 직장생활 경험을 살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은행원 출신 경력은 내 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선뜻 대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강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만에야 호프집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강씨는 1년 반이상을 아이템 사냥 시간으로 허비하고 만 셈이다.
물론 1년 반이란 세월은 긴 인생역정을 놓고 본다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입장에서 1년 반동안 무직상태로 보냈다는 것은 재충전보다는 허비하는 시간이 많았음에 틀림없다.
비단 강씨만의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창업예정자들은 사업을 하기에 앞서 무슨 장사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문제는 너무 막연한 상태에서 인터넷을 뒤진다거나 책상머리에 앉아 아이템 걱정만 한다는 사실이다.
필자에게 상담한 한 창업예정자의 경우 직장생활 10년 동안 내내 창업아이템을 생각했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이템 사냥에 골몰할 시간에 한가지 아이템이라도 깊게 파고 들어가 구체적인 사실들을 알아내는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
우리집 앞 분식집 사장과 친하게 지내면서 김밥싸는 노하우는 무엇인지, 사업하면서 가장 힘든점이 무엇인지 등 살아있는 정보 하나를 체득하는 것이 창업성공을 앞당기는 일이다.그렇다면 현명한 아이템 사냥법은 무엇일까?


먼저 나를 분석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지금껏 어떤 일에 종사했는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투자할 수 있는 자금대는 어느정도까지 가능한지, 궁극적으로 나의 꿈은 무엇인지를 스스로 분석해 봐야 한다.


스스로를 최대한 객관화시켜보자는 말이다.두 번째는 큰 가닥을 잡아야 한다.
먹는장사를 할 것인지, 입는 장사를 할 것인지, 아니면 기타 서비스업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먹는 장사를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누구대상 먹는 장사인지를 정해야 한다.
10대 중고생 대상 음식점이 나을지, 20대 대학생 대상 음식점이 나을지, 아니면 30-40대 직장인들의 입맛을 노릴 것인지, 가족단위 외식객을 노릴 것인지를 결정할 차례다. 수요층을 생각해 보면서 아이템 사냥의 그물망을 좁혀가야 한다.


세 번째는 음식점 중에서도 음식 메뉴를 생각해 보자. 식사 위주의 장사를 원하는지, 아니면 커피 및 음료 중심의 상품 판매를 원하는지, 아니면 주류 중심의 먹거리를 원하는지, 아니면 식사와 주류를 곁들이는 아이템을 원하는지, 아니면 판매 중심의 먹거리를 원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네 번째 따져봐야 할 것은 가격이다. 식사 위주의 음식점이라고 하더라도 1000-2000원짜리 김밥집이 나을지, 5000원대의 설렁탕집이 나을지.
1만원대의 레스토랑이 나을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주류아이템이라고 하면 저가 포장마차나 호프집이 나을지, 아니면 객단가가 높은 고급 양주집이나 웨스턴바가 나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종합적인 교차분석을 해보자. 먹는 장사를 하고싶다.


가족단위 외식객을 주요 고객으로 정하고 싶다. 식사도 하면서 주류도 약간 곁들이면 좋겠다.
객단가는 7,000-8,000원 정도면 된다. 이러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든다면 돼지갈비집, 삼겹살집, 쌈밥집, 뼈다귀해장국집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후보 아이템이 드러나면 이제부터는 발로 움직일 차례다.
개별 아이템에 대한 장단점 분석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먼저 수익성은 어떠한지, 몇시에 문을 열고, 몇시에 문을 닫는지, 직원은 몇 명 정도 필요한지, 원재료 수급상황은 어떤지, 사업하면서 가장 힘든점이나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직접 가게를 찾아다니는 수밖에 별 도리는 없다. 장사 잘되는 음식점에 손님으로 들어가서 주인을 먼저 찾아야 한다.
한가한 시간을 틈내 조심스럽게 여쭤보면 된다. 눈으로 확인하고, 사장의 입을 통해 귀로 일일이 확인하면서 체크해 나가자.


궁극적으로 나의 사업적성이 맞는지, 투자금액엔 문제가 없는지를 최종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아이템을 결정하는 최종적인 판단기준은 수익성이다.
아무리 나에게 딱 맞는 아이템이라도 수익성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전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창업예정자들에게 정말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제발 최종적인 판단을 하기엔 앞서 반드시 전문가나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객관적인 판단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템 선택에 실패한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한결같이 주변 한 두사람의 말만 믿고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의 쓴잔을 마시는 경우를 자주 본다.


최종적인 개별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믿을만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의 식견을 참조할 사항은 개별 아이템의 수명(라이프사이클)을 체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템에는 반드시 뜨는 해와 지는 해는 공존한다.
행여 반짝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가 영원히 먹구름 속에 갇힐 아이템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사업 아이템을 결정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 아이템을 결정하는 것은 사업의 첫단추를 꿰는 일이다.
첫단추를 잘못 꿰면 결과는 뻔할 뿐이다. 하지만 음식점 아이템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지극히 소모적이다.


많을 시간을 가지고 고민한다고 해서 빅 아이템이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얼마나 단시간 내에 수많은 객관적인 사실들을 많이 접하고, 그에 따른 최종 결정을 하느냐의 문제이다.
음식점 창업의 성공과 실패는 아이템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컬럼리스트

(주)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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